아빠랑 운전 연습.
아빠를 두 번이나 죽일 뻔 했다.
난 뒤에서 오는 트럭을 알지 못했고
정말로 옆에서 나오는 트럭을 보지 못했다.
"못 가겠으면 천천히 가면 돼."
이 말이 잔뜩 긴장해 움츠려 있는 나에게 약간의 여유와 시야 확보를 주었다.
손잡이를 꽉 움켜쥐고 문쪽으로 찰싹 붙어있던 아빠 모습은 삶을 사랑하는 자의 무의식적 행동이었다고 본다.
섬달천을 거쳐 백야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
아빠는 지도를 보고 찍어 두었던 낚시 포인트를 방문했다.
내 운전 연습보다는 포인트 확인이 원래의 목적이었던 것 같지만
많이 무서웠을 텐데도 화내지 않고 운전대를 뺏지 않고 멀리까지 함께 와 준 것에 감사한다.
아빠가 포인트 확인하는 동안 나는 물구경.
내가 거북이처럼 운전하는 바람에 한 시간이 훌쩍 지나 해가 질 때가 돼버렸다.
포인트 확인 중인 아빠와 흡족한 표정으로 돌아오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