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1000

글 잘 쓰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 사이토 다카시

이번에 도서관에서 잔뜩 빌려온 책을 살펴보니 4권은 추천도서, 3권은 사이토 히토리의 책, 그리고 3권이 사이토 다카시의 책이었다.

사이토 다카시의 책은 3권 중 2권이 글쓰기에 관한 책.

추천 도서 말고는 즉흥적으로 끌리는 책들을 집어온 것이기에 당시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집에 와 책들을 보고 있자니 글쓰기에 대한 내 집착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인생에 마법을 바라고 있다는 걸 같이 깨달았다.

주문만 외우면 짠!! 하고 백이 튀어나오는 마법.

아무것도 안하고도 대단한 것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인생을 환상의 나라쯤으로 알고 사는 게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글을 꾸준히 쓰지도 꾸준히 읽지도 글을 잘 쓰려고 훈련을 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뭔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 걸까.

내재된 욕심으로 읽었으나 삶을 대하는 나의 비뚤어진 자세를 깨달으며 독서를 마쳤다.


88 어떤 글쓰기 주제가 정해지면, 키워드를 설정하여 보는 '관점'을 분명하게 정리한 뒤에 글쓰기를 시작하자. 그래야 논리정연한 문장을 쓸 수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인큐에서의 글쓰기가 생각났다.
책을 읽고,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을 살펴 나의 키워드를 찾고, 그 키워드를 통해 글을 쓴다. 
어쩌면 인큐에서는 우리의 독후감을 위해 이 책을 먼저 읽고 공부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책의 출판년도를 찾아보니 2016년. 
내가 인큐에서 배웠던 2015년보다 후에 나온 책이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어느 길로 가든 결국 정상에서 만난다는 말이 떠오르고, 인큐가 얼마나 대단한 곳이었나 깨닫는다.


178 사회는 냉혹하다. 학교에서처럼 첨삭을 해주지도 않고 실수를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그저 아무 말 없이 관계를 끊거나 일의 의뢰를 줄이거나, 때로는 커뮤니티에서 은근히 방출시키기도 할 것이다. 그러니 독서와 글쓰기는 이 냉혹한 사회를 헤엄쳐 건너가는 수영법을 몸에 배게 하는 것과 같다. 

 수십년을 바다 속에 몸을 담근 채 살아왔음에도 나의 수영법은 자유형은 커녕 개헤엄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발이 닿는 얕은 물 근처에서만 뱅뱅 도는 것일 게다. 항상 수영을 잘 하고 싶다는 소망은 있으나 그를 위해 수영 강습을 받는다든지 매일 한 발짝씩 나아가 본다든지 하지는 않았다. 그저 멀리 헤엄쳐 가는 이들의 뒷통수를 보며 '부럽다. 나도 저렇게 나아가고 싶다' 생각하다가, 문득 내 자신이 초라해지면 아무렇지 않은 척 '와~ 저 사람들 수영 정말 잘 한다. 멋진데!'하고 쿨한 척을 할 뿐이었다. 
 요즘은 남의 배를 얻어 탈 것인지 버둥버둥 수영을 해 볼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서 뭉근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 불안의 시간이 길지 않게 끝나 아무 준비 없이 꼬르륵 잠수를 하고 마는 불상사만은 생기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