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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귀찮 비가 주룩하니 몸뚱아리는 추욱 밥상이 가득하니 복근의 꿈은 아득 더보기
엄마랑 싸움 분하다.딸로서 나의 가치가 직업으로 정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회사를 때려치고 무직자가 된지 일년이 다 되어가건만 엄마의 동네 절친들은 평일에 집에 와있는 나를 보고 물었다."휴가야?"그럴 때면 엄마는 흠칫 내 눈치를 한 번 봤고 나는 대답했다.나는 백수라고. 처음엔 그러려니 했다. 그 땐 일을 그만둔지 얼마 안된 시기였고, 자식이 회사를 그만둔 것을 굳이 친구들에게 상담할 필요는 없지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꽤 흘러 같은 일이 반복되자 어렴풋한 서운함은 확신이 되어 상처를 남겼다.백수 딸을 소개할 때 엄마는 항상 주춤거렸고 그런 날은 꼭 엄친딸 얘기를 들으며 회사를 그만둔 나의 결정에 대한 엄마의 가혹한 심판을 받아야만 했다. 웃으며 쌓은 엄마 서운해 마일리지는 어제 만렙을 찍었고, 그 .. 더보기
운전 연습 ​아빠랑 운전 연습.아빠를 두 번이나 죽일 뻔 했다. 난 뒤에서 오는 트럭을 알지 못했고정말로 옆에서 나오는 트럭을 보지 못했다. "못 가겠으면 천천히 가면 돼."이 말이 잔뜩 긴장해 움츠려 있는 나에게 약간의 여유와 시야 확보를 주었다.손잡이를 꽉 움켜쥐고 문쪽으로 찰싹 붙어있던 아빠 모습은 삶을 사랑하는 자의 무의식적 행동이었다고 본다. 섬달천을 거쳐 백야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아빠는 지도를 보고 찍어 두었던 낚시 포인트를 방문했다.내 운전 연습보다는 포인트 확인이 원래의 목적이었던 것 같지만 많이 무서웠을 텐데도 화내지 않고 운전대를 뺏지 않고 멀리까지 함께 와 준 것에 감사한다. 아빠가 포인트 확인하는 동안 나는 물구경.​​내가 거북이처럼 운전하는 바람에 한 시간이 훌쩍 지나 해가 질 때가 돼버.. 더보기